나의 이야기

단독 노래자랑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2. 6. 9. 00:20

 

 

단독 노래자랑

 

 

물도 안 마시고 연달아 30곡을 완창 했을 때
바람처럼 시간 반이 지나갔다

목이 타들어가고 갈증이 왔다
예약한 곡들을 줄줄이 사탕으로 쏟아내는 바람에 앉을 새도 쉴 틈도 없었다

듣는 이는 간간이 박수와 갈채를 보내왔지만
부르는 자는 성력의 한계가 드러났다
이로서 내기를 걸었던 시간반 동안
30곡을 완창 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긴 자에게 주어진 상품은 간짜장 곱빼기와 탕수육 한 접시와 고량주 한 도꾸리 였다

급히 마신 고량주 한 도꾸리에 엄청 취했지만 해냈다는 성취욕에 기분은 업 업ᆢ

「너를사랑하듯비는내리고,강변연가,미련한사랑,비와외로움,문밖에있는그대,고독,묻어버린아픔,러브,둠바둠바,백년의약속,홀로된사랑,이연,사랑의눈동자,장난감병정,모란동백,천상지애,황금의눈,바람의노래,님그림자,바라볼수만있어도,네가보고파지면,약속,어떤그리움,바람이전하는말,겨울아침창가에서,서울여자,애모,사랑했어요,연인,
거기누구없오,사랑밖엔난몰라」…총 31곡
내가 부른 레퍼토리 다
 
그날 술에 취해 어떻게 귀가했는지 잘 모른다

참고로 내 주량은 소주 세 잔 정도ᆢ

내가 뭔 짓 한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