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우린 사랑하지 않았나요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2. 7. 11. 08:39

 

 

우린 사랑하진 않았나요

 


우린 결코 사랑하지 않았어요
그래도 후회하진 않아요
계절 내내 꽃 피고 새 울고 비가 내렸으니까요


떨어진 꽃잎은 먼 강으로 돌아
태평양을 건넜어요
사랑이란 낙화 같은 것 이었어요
바람 같은 것이었지요
꽃이 지지 않았던 들
우리가 헤어졌을까요


천년학 같은 사랑은 없어요
순간 쏟아내고 지나가는 여우비처럼
뜨거움을 채우고 가는 한 시절 시절 인연 같은 것
그럼 우리는 진정 사랑한 적도 없었을까요
그럼 너무 슬프지 않은가요

 


한때는 지지 않을 꽃처럼 열열 했다고
말할 수는 없을까요
우린 진정 사랑하지 않았나요
꽃도 피지 않았었나요
그랬나요ᆢ<rewrite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