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2. 7. 17.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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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아침
낯선 곳에서 아침을 맞는다
락스 냄새가 살짝 배인 하얀 시트 위에서
엎드린 채로 먼 수평선 위로 떠오르는 태양의 일출을 본다
천국의 아침이 이러할까
이런 호사를 누려보기 위해 낯선 곳으로의 여행을 즐긴다
한나절 동안 발등을 간질이는 옥빛 바다에 누워
야자수 그늘 아래 물결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시간은
시공을 초월하는 선인의 공간이었다
낯 섫어서 좋고
느리고 게으르게 멈추며
자연과 하나가 되는 시간
여행이 주는 여유로움이다
시간이 멎은 듯한 남지나해의 잔 물결과 깃털 구름의 행렬을 바라보며 꿈을 꾼다
죽어도 좋을 천국의 계단을 오른다
낯선 곳에서 맞는 아침은 늘 신선하고 설렌다
갖 구운 빵과 치즈
계란 프라이
신선한 양의 모유
애플쨈, 살구 쨈
콩 오믈렛
양송이 크림수프
아침 조찬이 감사하다
낯선 곳에서
새로 태어나는 낯선 아침이 마냥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