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2. 9. 4. 00:08

 



올여름
선그라스 2개
우산 2개
책 한 권
텀블러 2개를
잃어버렸다

가을엔 뭘 또 잃어버려야 살 수 있을까
안 잃어버리고는 못 사느니
날 잃어버리는 날이 진정 장날
그날이 멀리서 온다

수많은 것을 잃어버려야 사는 세월
아, 나도 영영 잃어버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날이 기다려진다

냄비 태워 먹은 지
석 달이 지났는데
늦봄 담가둔 자몽청을 어디다 뒀는지 찾을 길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