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구절초 피는 날에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2. 9. 9.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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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절초 피는 그때쯤엔
잠들었던 가슴이 두근거리네
바람에 누웠다 일어나는 몸 짓과
몸 냄새가 좋아 몸서리치는 바람과 
허리를 두르고 앉아   꺾을 수 없어 달아오르는 정염

뒤를 돌아보면 아스라이 사라지는 지난 세월이 구절초 닮아 눈시울이 붉어지고
어느 시인의 쑥부쟁이 시를 읽고 가슴 뛰는 가을
걷네, 호수 곁 둘레길에 핀 구절초 길을 걷네

향기에 취하면 좋고
바람에 취해도 좋고
추억에 젖어도 좋네
그대가 꺾어 옷섶에 달아준 한송이 꽃에 마음이 뛰고, 녹고, 설레고 그랬네
호수에 잔잔히 녹는 어스름이 좋았네
바람에 흔들리는 향기가 좋았네

시절엔 
부질없는 욕심도 많았지만
오늘은 가을에 앉아  혼자 구절초처럼 빙긋이 웃네
인연과 추억과 구절초 향기가 섞여 가슴이 종종걸음 치듯  뛰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