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북엇국을 끓이다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2. 9. 28. 08:59


황태포를 물에 숨죽여
들기름에 달달 볶아 쌀뜨물에 가을 무와 감자를 넣고 북엇국을 끓였다
집 간장으로 간을 하고
청양고추 반개를 송송 썰어 넣고
대파 한마디, 간 마늘 한 꼬집으로 양념했다

들기름으로 오이짠지 무치고
파김치 꺼내 소반에 얹어
TV 앞에 앉았다
아점이라 11시가 훌쩍 넘었다

연일 뉴스라는 게 정치인들의 쇼무대 같다
천년을 대물림으로 내려온 당파 싸움으로 나라는 병들어 가고 민초들만
개고생이다

저런 것들에게 나라 살림 맡기고 불구경하듯 바라보는 백성들이 불쌍하다
다 국민들이 뽑아 논 작자들이니 할 말도 없다
나라엔 인걸도 없고
국민은 여전히 우매하다

달달 볶고 푸욱 끓인 북엇국으로 속을 달랜다
쉬어 꼬부라진 파김치가 개운하니 좋고
오이짠지 무침도 소태처럼 짜도 좋다
나라 걱정은 해봐야 계란으로 바위 치기처럼 아무 소용도 없으니

오늘도
열심히 일 하려면
북엇국이나 든든히 먹어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