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가을비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2. 10. 10. 08:15

머리맡 창가로 비가 내립니다
가을비는 을씨년스럽기도 하고 잔망스럽기도 하지만
왠지 슬픕니다
가만히 창문을 열어봅니다
스산한 비의 잔해들이 침대 맡으로 스며듭니다
빗소리 쪽으로 귀를 가만히 기울입니다
잔잔한 비의 숨소리를 느낍니다
견고 했던 생의 아픔
정녕 이 밤 마지막 잎새로 떨궈야 하는지
빗소리가 처연합니다
어떤 生이든 그리워하라
어느 님의 일갈처럼
파랑을 넘어오는 바다새처럼 처절했다고
젖은 바람결 하나 어두운 창가에 두고 나는 젖어듭니다
가을비 오는 밤엔
창문을 열어두고 빗소리의 신음소리를 듣습니다
그리고 홀로 자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