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단풍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2. 10. 24. 23:38

제 몸 뜨겁게 불사르고 지는 그대가 부럽소
욕망에 얽매여 누추하게 늙어가는 나는 부끄럽소
나무로 태어났으면 좋았을걸
사람으로 태어난 게 실수였오
늦은 오후 창밖 풍경을 넋 놓고 바라보며 앉아있오
그대는 붉게 물들어가고
나는 그저 초점 흐린 눈으로 그대의 화려한 자태만
홀린 듯 바라보고 있오
내 가을은 그저 쓸쓸하기만 한데
그대의 계절은 마냥 화려하고 찬란하구려
부럽소
남은 불 잘 태우고 가시오
나는 그저 겨울로 가는 마차를 기다리며
그대를 바라보고만 있을 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