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겨울 섬은 아득하다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2. 12. 6. 00:22

겨울 섬은 아득하다
노 도 얼어있고
고깃배도 얼음장에 묶여있다
오후 햇살에 쩡~하며 번득이는 수평선
나는 새 한 마리 없다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묵정밭엔 잔설만 쓸쓸하다
고기들도 깊은 바다로 숨고
뭍엔 북풍한설만 가득하다
고라니 한 마리 배추밭에 내려와
우듬지를 찾는다
동지섣달 긴 날밤
털실 꾸러미 곁에 두고
털 옷을 엮는다
풀었다 엮고
엮었다 풀고
그렇게
겨울 섬, 겨울밤이 깊어간다
털 옷 짜는 아낙네
정말 입힐 사람은 어디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