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파스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2. 12. 12. 12:44

오른쪽 어깨에 파스 한장 붙어있다
회전근 석회화라는 판정을 받고 수술하자는 의사의 말을 무시하고 산지 어언 삼십년이 흘렀다
몸에 칼대는 일이 싫어서 그럭저럭 달래며 살았는데
근력이 딸리니 상태가 안 좋아지는듯 하다
친구는 무릎 연골이 다 닳아서 계단을 잘 오르내리지 못하고 진통제를 달고 산다고 하고
또 다른 친구는 협착증으로 백미터 이상을 못 걷는다니
모두 고물이 다 되어 버렸다
코로나 때문에 못간 단체 여행 안건은 이렇게 흐지부지 되어 버렸다
나는 다행히 하체는 아껴쓰고 있어서 이번참에 바람쐬러 남지나해를 며칠 다녀왔다
막혔던 가슴이 뚫리는듯 시원했고 위로를 받았다
어깨에 파스는 훈장이라 생각한다
늙도록 사용한 신체에 대한 예의 아니겠는가
칼은 대지않고 지금껏 해왔듯
잘 얼래고 달래가며 써야겠다
파스는 여태껏 잘 살아낸 훈장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