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등을 기대는 것이 참 좋다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3. 1. 18. 09:04

긴 의자에 앉아
서로의 등을 기대는 일
참 훈훈해서 좋다
가슴으로 전해지는 따스한 온기
오돌토돌 솟는 소름 같은 묘한 전율
마치 한 몸 샴쌍둥이처럼
서로를 기대며
많이 생각하고
많이 주고받고
많이 감사하고
기꺼이 마주 보지 않아도 더 많이 느끼는
안식과 은혜로움
기대보면 안다, 그 사람의 마음을
등은
유일하게 보이지 않는 영역이고
서로에게만 보여주는 쓸쓸하고 외진 곳
안기는 것보다
서로의 등을 기대고 앉아 한 나절쯤
햇살을 품고 싶다ᆢ<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