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3. 1. 19. 19:02





치토세 공항은 잔설이 드문드문 했다
설렌 가슴을 억제하며 입국장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삼박사일의 홋카이도 일정 내내 눈이 내렸다
선술집, 카페 유리창으로 새어 나오는 불 빛과
총총거리며 귀가하는 행인들의 발길이 꿈결 같은 삿포로의 밤
캐리어가 미끌어 지고
발걸음이 어눌해져도
밤새 내리는 눈으로 행복했다
겨울 바다와 이름 모를 동네를 달려가던
홋카이도 레일의 진동과 가슴 떨림
잊지 못해 못다한 미련처럼
되살아 나는 소름
부서지는 가지마다 쌓인 눈의 눈물 뒤로
잊혀지지 않는 아픈
설국
그날의 설국에서
차마 나는 울지도 못했다ᆢ<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