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나의 코끼리 아저씨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3. 2. 10. 23:21



가슴이 먹먹해지고
목울대가 잠긴다
마치 나의 아저씨에 파이팅 장면처럼
살기 위해서 몸부림치는 시간들이 흘러간다
나의 시간들은 어디쯤 가고 있을까

남지나 해변 어디쯤인가 해먹 위에 누워 바닷소리를 듣던 기억이 난다
그때가 호우시절 이었던가
요양원 뒤뜰 목련 나무 가지에 봉오리가 핀다
그리고 나의 화양연화
야자수 밀림 위를 걷던 시간들이 꿈결처럼 흔들린다

요양원을 탈출해
보름달을 보던 산 동네에도 봄은 오고 있다
나의 손녀가 나를 데리고 가던 오뎅 집도 그대로 있다
마을버스도 여전히 오가고 있다
나의 친구도 다행히 살아있다

가슴이 먹먹해지는 시간
코끼리가 생각난다
제 무덤을 찾아가는 나의 고마운 코끼리

강릉의 바람 불던 날
앙코르왓트, 블루라군,
양곤, 페낭, 노보리베쓰,
이스탄불ᆢ
그리고 맛있는 섹스,
나는 코끼리 아저씨처럼 사랑의 윤회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