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봄 향기 흩날릴 때 죽자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3. 3. 3. 08:17

죽자
만물 꽃으로 피어날 때 죽자
화엄사 흑매 높이 필 때
나는 그 하늘가지 끝에서 떨어져 죽자
바람 불어 쌍절리 매화 잎 분분히 날릴 때
섬진강을 넘는 봄 햇살로 죽자
봇물 터지듯 아우성치는 하동포구 봄
나는 죽은 듯 숨을 죽인다
매실동이 뒤뜰은 아직
추운 잔설이 남아있어 춥지만
지금이 딱 죽기 좋은 때
아파 죽지 말고
봄향기 흩날리는 지금 낙화처럼 죽자
ᆢ<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