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등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3. 4. 27. 00:23

돌아서 등을 대고 누우면
벼랑 같은 장벽이 생긴다
사람의 벽은 무저갱처럼 깊어서
끝을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마주 보면 두려워 절벽 같은
등을 돌리고 산다
사람은 못 된 동물이다
밟으려고 살고
이기려고 살고
미워하려고 살고
이별하려고 산다
사람의 등은 애증과 통한의 벽이다
그래서 등진 사람의 등은 그닥 아름답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