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내 아픈 손가락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3. 4. 30. 21:12



오래됐다
손가락 베인 지 일 년도 넘었다

가오리 조림 만들려고
토막 내다 약지 손가락을 다쳤다

피가 나는 손가락을 움켜쥐고 지혈을 하고
약 바르고
밴드로 칭칭 감았다
쓰리고 아프다

당분간 한 손으로 설거지를 하게 생겼다
양손의 고마움과
약지의 고마움을 알아 갈 것이다

신체의 어느 곳 하나하나 귀중하지 않은 곳은 없다
불편해야 그 소중함을 안다

백상예술대상에서
불편한 몸으로 연극을 하는
중증 장애인 배우의 벅찬 수상 소감을 들었다
그의 이름은 하지성 이다

불편함이 사람의 의지를 약하게는 하지만
불가능은 없다는 것을 보았다

약지 상처 하나가 이렇게 쓰리고 아프다는 것도 깜빡
잊고 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