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노을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3. 5. 7. 05:37

삶이 의미 없어지는 날이 올까 두려웠다
무작정 살아질까 봐 두려웠다
먹고사는 일에 급급해 하늘 한번 쳐다보지 못하던
지난날들을 흘려보내고
노을 지는 강가에 홀로 서 있다
세상이 이리도 아름다운데
나는 왜 비 오는 궂은날로 살았을까
왜 하필 바람 부는 언덕에 집을 지었을까
왜 땅만 보고 걸었을까
왜 하늘조차 보지 못했을까
이제 와 후회해도 소용없다
이미 나의 계절은 떠나가 버리고 노을 진 강가에 홀로 서 있다
무작정 살아온 세월이 무참히 흘러가 버렸다
설령 작정이란 삶이 또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삶이 의미가 없어졌다
작정 없이 가야 한다
무작정 살아야 한다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는
식어가는 내 영혼이 곤궁하고 애달프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