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비린 것들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3. 8. 29. 08:09

무 두 조각에 갈치토막 두어 개 넣고 내 온
만 오천 원짜리 갈치조림을 먹고
입 맛 만 다시다가 식당을 나왔다
흔하디 흔하던 갈치가
귀족 음식이 됐다
연탄 구이, 조림, 튀김, 매운탕, 젓갈까지
지천으로 먹던 생선인데 말이다
꽁치와 함께ᆢ
시장에서 이 만원 주고
한 마리 사다가 조려서
한 끼니에 다 먹어 치웠다
이제야 먹은 것 같다
아지, 조기, 꽁치, 명태, 밴댕이, 박대기
서민 생선들을 본지가 오래됐다
세상이 변한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