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밥 잘 사주는 언니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3. 10. 1. 23:54

맛집 갈 때마다 밥 값은
언니가 낸다
횟집이던 갈빗 집이던
무조건 언니가 낸다
그 대신 나는 차를 산다
언니의 밥값에 10% 정도의 비용을 내가 감당하는 셈이다
맛집 발굴은 내가 한다
전국 맛집 블로거들의 후기를 참고하여 엄선한다
간장게장, 타이 음식, 해물탕, 인도 음식, 양고기, 멕시코 음식, 도가니탕, 중국요리, 스시 뷔페 등등ᆢ
다양한 음식을 섭렵해 왔다
모든 음식 값은 언니가 지불한다
10여 년 동안 이어져 온 암묵적 관행이다
나는 후식으로 커피, 꽃차, 과일차 등을 샀다
언니는 드립 커피를 좋아했고
나는 불면증 때문에 꽃 차를 주로 주문한다
언니는 이혼하고 양평에서 혼자 산다
잠실 아파트에서 나오는 임대료를 받아 생활한다
부자는 아니지만 잠실 아파트 시세가 족히 30억은 넘는 듯하다
임대 준 월세는 매월 350만 원쯤 들어온단다
본인은 저렴한 원룸에 단출하게 살고 있다
죽을 때까지
언니는 내게 밥을 사주겠다고 단언했다
묵묵히 밥 잘 사주는
언니가
오래오래 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