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나의 小史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3. 11. 24. 00:44

나는 늘 낙방하였기에 시험이 두렵다
물론 실력 부족으로 기인된 결과물들 이다
그러다 보니 늘 차선책을 택했고 중간의 길을 살아왔다
중간쯤에서 살아보니
늘 나 보다 나은 놈이 있고
나 보다 못한 놈이 있었다
생이 저물어 갈 때 쯤에 뒤돌아보니
중간 치기로 살기를 잘했다 싶다
대과없이 여기까지 온 것이 얼마나 다행이냐
적당히 中道를 지키며 살아 온 덕분으로 안다
성공 가도를 질주하던 녀석들은
정력이 모두 소진돼서 고장난 자동차처럼 온전하지 못하다
날라리 같던 녀석들은 아직도 비축된 힘이 넘쳐 생생하고 건재하다
정력을 낭비하지 않은 결과다
결국 우린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로 살았던 게다
느린 놈이 승리한다는 진리다
일류만 찾던 친구들은 스스로 자멸해 갔다
머리 안 쓰고
눈도 안 쓰고
몸도 덜 쓴 놈들이 아직 유통기간이 남아서 정정하게 살아간다
뛰어난 재주는 없지만
신은 내게 말년에 그럭저럭 놀고 먹을
조그만 재능을 던져주셨다
욕심 안 부리고
힘쓰지 않게 해주시고
돌아가게 해주셔서
감사할 따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