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아랍 향기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3. 12. 14. 23:38

이 향수를 쓰면
알코바 생각이 난다
향수 숍에는 아랍 여인들과 마초의 향기를 품어내는 중동 사내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세계 유명 블랜드의 화장품과 향수가 화려하게 진열되어있다
그때 가게에 들릴 때마다 얻은 샘플 향수로 십년도 넘게 고급 향수를 써 왔다
중동은 더워서 강한 향의 향수를 선호하지만
국내용으론 좀 과한듯 싶다
모처럼 아랍의 향수를 뿌려봤더니
아라비아 인들의 냄새와 사우디의 풍경들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대추 야자와 펄펄 끓는 해변과 끝도 없이 펼쳐진 사막길
오아시스, 낙타, 양, 사막여우들이 생각났다
향 하나가
지나간 추억들을 모두 소환했다
알코바, 담맘, 쥬베일, 다란, 후푸프, 리야드의 풍경들이 신기루처럼 잔잔히 살아났다
양고기 케밥과 구운 양갈비 생각에 어느새 입 안 침샘을 자극했다
잘 생긴 아랍인 친구도 생각난다
그 친구도 이젠 어느덧 할아버지가 됐을게다
죽기전에 한번 다시 가보고 싶은 사막의 나라
알코바 시내 명품 가게들이 생각난다
수염난 그 친구도 그립다
# 알코바(Al Khobar)
사우디 아라비아 동부지역 담맘 포트를 끼고있는 해안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