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외사랑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4. 1. 30. 09:23



나는 압니다
나의 사랑이 면벽이었다는 것을
바람잡는 허무였다는 것을
그렇게 날아가버린 미련들이
처마에 곶감처럼 줄줄이
매달려 있습니다

문고리가 척척 달라붙던  겨울날
방죽 숲에서 소쩍새가 울었습니다
터미널에 나갔지만 그 사람은 오지 않았습니다

도화꽃 피던 사월
저수지 뚝방에 앉아
돌을 던지며 물 파문을 일으키고 있었습니다
장끼 한마리 푸드덕 날던
그 날에도 그사람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세월이 흐른뒤 알았습니다
그것이 헛 수고였다는 것을
혼자만의 짝사랑은 허망한 것이지요
그리도 무심한 세월을 무심히 보냈어요

되늦게 알았어요
혼자하는 사랑은 소용 없다는 것을
그냥 허공 세월이였다는 것을
그런데 그 허방의 설레임이 아직도 가슴 한켠에 생생하게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아직도 그리움에 설레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