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오늘 아침 상고대가 피었네요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4. 2. 22. 20:13



잠에서 깨어 창문을 열다
"이게 뭔 일이래?"
오늘 아침 눈꽃 상고대가 피었네요

간 밤에 내린 눈꽃이 굉장하다
창 밖을 보니 탄성이 저절로 나온다
동면하던 동물들이 깨어나는 경칩이 코 앞인데
마지막 장관을 보여주시는구나

'역곡' 사는 친구를 불렀다
대공원 눈길을 돌아보고 싶었다
"친구야! 눈꽃 구경 가자"

재작년 겨울 삿포로의 청하 호수며 얼어붙은 절벽 폭포의 폭설을 추억해 가며 상고대 눈길을 걸었다
그곳 못지않은 눈꽃의 절경이다
카페 창문 너머로 보이는 공원 설경이 완벽했다

서너 시간을 주거니 받거니 사는 얘기로 침을 튀겼다
나이 드니 말이 많아졌다
아니다
말문을 닫고 사니
못한 말이 한꺼번에 쏟아내는 걸게다

순백의 눈 꽃을 보며
마음이 정화되는 듯하다
이 아침
멋진 작품을 마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