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적막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4. 3. 16. 00:28

적막하다
세상이 왜 점점 고요해 갈까
만물이 소리를 접고 있으면
귀에서는 굉음의 쓰르라미 우는 소리가 들린다
갑자기 적요를 깨는 까마귀의 일갈
세상은 다시 잡음으로 돌아간다
기계들의 합창이 인간 세상을 지배한다
자동차 바퀴소리
레일 구르는 소리
믹서기 돌아가는 소리
망치소리, 두부장사 종소리
관악을 넘는 날틀 소리
그중에 단연 소방헬기 소리가 제일 크다
어떤 날엔 귀뚜라미 우는 소리가 더 크다
적막해서 두려운 적막
견고한 생이 흔들릴 즈음
귀가 안 들린다
그리고 말문을 닫는다
그리고 자꾸 먼 곳을 바라본다
그곳엔 하얀 낮달만 떠 있다
공원 가는 길에 노란 민들레가 피었다
아, 봄이 또 왔구나
이렇게 아직도 살아있구나
그리고 다시 또 적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