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깃털처럼 가볍게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4. 4. 6. 07:44



죄라면
가진 것이 너무 많다는게 죄이지요
없는것 없이 다 끌어 모았으니
집채 만한 것들을 짊어지고 살았습니다
무거웠어요

지고 가려는지 버리지를 못합니다
속세의 미련 때문이지요
그러니 속물일 수밖에 없지요
딱 한 보따리만 있으면 되는데
3톤 트럭 분량이라니 기가 막힙니다
이러고 살았습니다

가진 것이 많을 수록 죄가 많은거라고 길가의 노숙자가 말했습니다
현자의 일갈입니다
우매할수록 짐이 많지요
사죄 하는 길은 나누어주는 방법 밖에는 없습니다
나눔이 욕심을 이겨야 합니다

짐이 많아 죄가 많습니다
이것들을 모으기 위해 평생을 바쳤으니 헛 고생 한거지요
자 이제 버릴 시간입니다
미련없이 버리십시다
그리고 깃털처럼 가볍게 날아갑시다

남풍도 좋고 서풍도 좋고
뿌려주는 방향으로 바람타고 가시자고요
너무 많은 것들을 탐해서 평생
무겁게 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