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사람의 계절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4. 4. 9. 09:42

꽃들이 속절없이 피는구나
그래 너희들도 삶이니까
잎도 피고
열매도 맺어야지
살아가면서 나는
나를 진정으로 존중했는가
신뢰했는가
소중하다 생각했는가
나무들처럼
철 따라 피고 지고
그럴 수는 없었다
사람의 봄은 한 번뿐이니까
지금 나의 계절은 가을이다
붉게 익고 물들어가는 가을
나의 때는 노을이다
저물어가는 석양 무렵이다
오늘 빨랫줄 너머로 보이는
흰 벚꽃이 눈 부시다
나의 노을은 덧없이
뉘엿뉘엿 지고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