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골방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4. 4. 14. 08:23

평생 사지 한번 맘껏 펼 수 없는 비좁은 골방에서 살았다
그 방은 비록 작았지만 안온했고 편안했다
용산역 보다 냉골은 아니었고
신림동 쪽방처럼 찬 바람이 불지 않아 나름 괜찮았다
사지를 쭈욱 펼 수 있는 방을 평생 소망했지만 이루지 못했다
그나마 집 없는 설움은 없었기에 나름대로 축복이라 생각했다
내 사주팔자에는
사지를 펼 수 있는 自慢을 허락하지 않았다
펜트하우스는 신들의 영역이었기에 나에게는 그런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허리가 굽고
몸이 쪼그라들면서
이제는 큰방이 더욱 필요치 않아 졌다
그저 왜소한 몸 하나 누이고
곤한 잠을 잘 수 있는 곳이면 족하다
방은 이제 내 몸 Size 정도면 과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