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이별을 준비할 때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4. 5. 14. 19:40



지금은 깔깔거리며 웃지만
웃음을 잃어버리는 때가 온다
삶이 무료하고 갈 곳이 없어질 때는
헤어지는 연습을 시작해야 한다

망망대해 장수거북도 백 년을 살지만
사람도 바야흐로 백세 시대가 도래했다
자연의 섭리를 무시하고
의학의 힘으로 연명하며 백세를 넘긴다

웃을 일 없고
별 볼 일이 없으면 그때 이쯤에서
삶과의 이별을 준비해야 한다
장수의 상징인 생명 연장은 행복이 아니라 고통일 뿐이다

웃을 수 있을 때가
生의 호우시절 화양연화 다
웃을 일이 없으면 서서히
이별을 준비해야 한다

요양원 흔들의자에 앉아서 지는 낙엽을 바라보며 백 살을 넘게 사는 것은 무슩의미가 있겠는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존엄사가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