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노각 무침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4. 8. 13. 11:07



얼갈이배추 한 단을 4500원 주고 사 왔다
묵은 김치만 먹다가 제철 김치가 먹고 싶어서다
얼마 전만 해도 저녁 파장 때면
두 단에 천 원 하던 얼갈이다
장맛비가 오고 나서 몇 배나 올랐다

위정자 들은 물가가 이렇게 요동쳐도 소비자 물가가 2.1%
전달 대비 내렸다고 보도한다
이 사람들은 시장 물가가 얼마가 오르든 상관이 없다
얼갈이배추가 뭔지도 모르고
한단에 오천 원, 만원 해도 상관이 없다
주방 아줌마가 담아주는 김치를 먹어주기만 하면 되니까

물 먹은 수박은 6천 원
참외는 열개에 오천 원
오이는 3개에 천 원이다
얼갈이와 열무만 올랐다

농부들은 장마 지면 괴롭다
고생해 키운 농작물이
다 물러 버리니까
시장에서 상추 보기가 힘들다

여기는 전국에서 제일 물가가 싼  총신대 남성시장 마감 세일하는 장터다
오늘은 새콤한 노각무침이 생각나서 늙은 오이 사러 왔다
늙으니 노각 무침이 생각났다
늦여름 엄마와 양푼에 벌겋게 비벼 함께 먹던 그 시절이 그립다

그러나 도통 옛날 그 맛이 나질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