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지치지 말자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4. 8. 16. 10:38


아직도 창밖으론 찌르레기 소리가 요란하다
이렇게 여름의 흔적은 집요한데
말복이 지나자 어느새 풀벌레가 운다

오늘도 삶이 지루하지 않도록 노력한다
아무 할 일이 없어지는 날이 올까 두렵다
한철 살다가는 매미도
하루 살다가는 날파리도 위대한 생일진대
거기에 비하면
사람의 생은 얼마나 화려하고 웅대한가

늘 감사하고
늘 노래하고
늘 뛰어다니고
늘 웃어도
갚지 못할 은혜로움과 축복이다

곧 무대에서 퇴장할 찌르레기가
사력을 다해 마지막 목청을 돋우는 여름의 끄트머리
고추잠자리가 허공을 맴도는 한 나절 이다ᆢ<rewrite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