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검은 꽃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4. 8. 23. 08:24




해는 중천
스트리밍 피아노 연주 소리 들리고
여름 막바지 찌르레기가 사력을 다해 운다
어느 집에서 선가 된장찌개 끓이는 냄새가 올라온다
이 모두가 함께 어우러지는 아침
나는 누운 채 일어나질 못한다

오늘은 처서(處暑)
모기 입이 돌아간다는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분다는 절기다
그러나 더위는 기승을 부리고 물러날 줄을 모른다
그러나 참는 것도 딱 일주일이다
곧 춥다 소리 나올 테니 말이다

마음은 이미 낙엽 지고 찬 바람 불어 춥다
올해는 눈이라도 실컷 보고 싶지만
어디 사람 뜻대로 되는 일이던가
오묘한 자연의 섭리인걸

일어나서 늦은 조반을 먹어야겠다
미나리 초무침 하고
오이냉국
해물카레 해놓은 것 뎁히고
새우젓 넣고 계란찜 해서
먹으면 되겠다

오늘도 도서관 가서
보다 만 김영하 작가의 '검은 꽃'이나 독파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