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홀로 된 후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4. 8. 26. 05:40

은주가 떠난 후 세상이 바뀌었다
밥을 해야 하고
반찬을 만들어야 하고
빨래도 해야 하고
멍하니 뜬 눈으로 밤도 새운다
홀로 된다는 것이 이렇게 적막한 것인지 몰랐다
집에 들어오면
동욱은 너무 심심하다
적막강산이 따로 없다
혼자 밥 먹고
혼자 티브이 보고
혼자 음악 듣고
혼자 졸다가
혼자 쓸어져 잔다
아침이다
창밖으론 새가 운다
산비둘기 소리는 언제나 처량 맞다
오늘은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한다
세상은 오늘도 덜거덕 거리며 잘도 돌아가고
동욱은 방랑자처럼 방황한다
낚싯대 들고 섬 여행이나 시작해야겠다
그러다 좋은 곳 있으면 그곳에 뼈를 묻어도 좋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