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은비령 가는 길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4. 8. 29. 13:02

너를 만난 것도 인연이요
나를 만난 것도 인연이요
당신을 만난 것도 인연이요
그대를 만난 것도 인연인데
왜 자꾸 떠나려 하시오
별이 지고
달이 뜨고
바람이 불고
비가 내려도
억겁의 인연은 지워지지 않소
그런데 왜 자꾸 끊으려 하오
평생 골방 움막에서 살았어도 후회하지 않소
내 탓이고 운명이기 때문이오
그 운명은 내가 만들고 택한 길이요
그래서 그나마 순한 삶을 살았오
인연이란
억겁의 업이요
떠나려 하지 마시오
소중한 것이려니
끊어내려 하지 마시오
천 년후 다시 또 만나지려니
없애려 하지 마시오
가는 길
필레 약수 한 바가지에 버들 잎이나 띄워 주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