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몽돌소리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4. 9. 8. 07:53



학동리 몽돌해변 허름한 민박집에서
파도에 밤새 몽돌 구르는 소리를 들으며 잠들고 싶다
30년 전 들었던 그 몽돌 구르는 소리가 잊혀지질 않아서
오늘 밤에도 그 소리를 추억한다

그때가 가을 녘이었던가
해변에는 아무도 없었고 바람만 불었다
나는 왜 거기에 있었는지 잘 모른다
그냥 몽돌 구르는 소리만 있었다
밤새 서로 몸 부딪치는 소리가 외롭지만 정겹고 좋았다

그때 그 해변에
죽으려 갔는지
살려고 갔는지도 기억이 안 난다
그러나 살아 돌아와 지금
그 몽돌 구르는 소리를 소환하고 있다

지금쯤 그 허름한 민박집은 사라지고 근사한 모텔이 들어서서 낯설겠지만
그래도 그 바닷가에 다시 한번 가 보고 싶다

밤새 들려오던 몽돌들의
제 몸 부딪히며 구르던 소리가 그리운 절기다
나도 함께 밤새 부딪히며 구르고 싶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