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거리엔 꽃잎이 떨어지지만/김낙필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4. 10. 11. 09:38






거리엔 연인들이
흘려놓은 웃음처럼
꽃 이파리가 바람에 날립니다

먼 그리움처럼 그렇게 반짝이며
그대 떠나던 길로 꽃비 되어 내리면
눈물빛 하늘을 바라보며 걸어도
그대의 향기로운 모습 사무쳐오고
꽃술 같은 그 목소리 들려옵니다

서러운 오늘 거리엔 꽃잎이 떨어지지만
바람에 흔들리는 그대 눈빛이
여린 가슴을 쓸고 갑니다
그대 다시 돌아올 줄은 알기에
여기쯤 서서 그대 발자국을
조용히 세고 있습니다

발자국 하나에
천년의 사랑을 묻고
또 하나에 천년의 사랑을 캐내며
이 자리로 뿌리 깊게 서서
오직 그대만을 기다리겠습니다

오늘 이 거리엔
꽃잎이 떨어지지만
그대 가슴속 깊은 곳
다시 피는 꽃을 보겠습니다

그토록 떨어지는 꽃잎을 무참히 사랑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