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아름다운 사람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4. 10. 23. 05:00

늙어서 멋있는 사람이 있다
숀코네리가 그랬고
오드리 햇번이 그랬다
아름답게 늙어간다는 것은 축복이다
늙음이 아름답다니 놀랍다
올해도 이제 월력 두장이 남았다
스트리밍에서 영화 갓파더의 OST가 흐른다
말론 브란도, 알 파치노도 멋진 노인네들이다
내일은 다시 가을비가 오기로 했다
잔뜩 흐려 음산한 아침이다
의미 없는 수요일이다
양쪽 어깨가 아프다
왼쪽은 코로나
오른쪽은 독감 백신을 동시에 접종했다
오른쪽 어깨가 뭉근하게 더 아프다
앞 차례의 할머니는 무슨 까닭인지 코로나 백신은 안 맞겠다고 고집을 피우신다
간호사는 독감 백신과 같이 맞는 게 좋다고 권유한다
끝내 할머니의 고집을 이기지 못하고 간호원이 졌다
할머니는 코로나 접종만 하고 가셨다
왜 그러셨을까
늙어가며 아름답기는 쉽지 않다
나는 노력한다
추려해 보이지 않도록 애를 쓴다
몸 가짐이나 청결상태나 행동거지에 신경을 쓴다
아름답고 싶어서 열심히 노력한다
누구나 늙는다
젊음은 한 시절 지나가는 소낙비와 같다
호우시절을 가물가물 기억한다
옥빛바다 같았던 그때를 기억한다
장만옥과 매염방과 양조위의 젊은 시절을 추억한다
누구나 늙어가지만
아름답게 늙어가고 싶다
여생이 슬프고 쓸쓸하지 않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