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오늘 아침 이불속에서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5. 2. 18. 08:54



막바지 강추위에 아직도 나는 이불속에 있다
연탄불 때던 시절엔
식구들이 아랫목에 모여 앉아 고구마 깎아 먹으며 겨울밤을 지냈다
깔아놓은 이불속으로 손 발들을 집어넣고
발가락들이 부딪치면 서로 간지럽히며 깔깔거렸다
이젠 먼 옛날 이야기 다

지금은 혼자 이불 속에 있다
그 식구들 다 뿔뿔이 흩어지고 나 홀로 남았다
웃풍이 세서 누우면 코끝이 빨개지던 산동네
세수하고 문고리 잡으면 금새 얼어붙던 그 양철지붕 집
옹기종기 모여 앉아 정 나누던
그 이불속이 그립다

아, 그리운 부모 형제여 어디에 계신가요
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