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한국이 싫어서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5. 3. 31. 06:35



마을버스 타고 열두 정거장 가서
1호선 전철 타고 신도림에서 2호선으로 환승
강남까지 이렇게 꼬박 두 시간 걸려서 출근한다
인천에서 서울까지 십여 년을 눈이오나 비가오나 출퇴근을 했다
늘 춥고 덥고 지치고 하지만 다른 답이 없었다

한국이 싫어서 떠난다
뉴질랜드는 좋은 나라다
그러나 여기도 이방인으로 살기는 만만치가 않다
그러나 넓은 파도와 넓은 자유가 있었다

"미안하다"
"더 좋은 환경 더 행복하게 살지 못하게 해서 미안하다"라고 아빠는 말했다
부모 걱정 말고 너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거라라고 말씀 하셨다
그래서 한국을 떠났다

왜 여배우들은 담배를 피울까
외롭고 쓸쓸하고 스트레스가 많으니까 그럴 테지
외롭지 않기 위해 현란한 조명아래 춤추는 사람들
한국은 늘 너무 외롭고 힘들다
앞날이 불안했다
나도 불안하고 힘겨울 때면 담배를 피웠다

불이 나고, 이념에 갈려 싸우고
서로의 권익을 위해 갈라서는 분노의 나라를 떠난다
남은 사람들은 진정으로 자유가 뭔지 모른 채 살아가는 사람들일 뿐이다
진정한 자유는 어느 땅에 있는 것인가
그런 곳은 없다ᆢ<영화 '한싫'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