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아름다운 사람들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5. 4. 7. 07:19

사람들은 떠날 때 말없이 간다
조금은 작은 말들을 남겨 놓아도 좋을 텐데 그냥 떠난다
그렇게 시간의 재는 꺼져서 차가워지고 지난 열정들은 모두 자취를 숨겨 버린다
저녁에 귀가하는 새들은 여유롭다
높이 나르던 새들도 숨을 고르며 쉬어 간다
파도 위에 지는 일몰이 아름다운 까닭은 수명을 다했기 때문이다
내일 다시 뜨는 해는 노을 저럼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찬란할 뿐이다
하루 해가 질 때 이처럼 아름다운 까닭이다
떠날 때가 더 아름다운 까닭이다
이별이란 늘 쓸쓸하고 슬프기 마련이다
나머지는 남은 자들의 몫이니 슬퍼하거나 울지 마라
세상의 해는 내일도 뜰 것이니
우리가 사는 일이 모두 이별이다
만나고 헤어지는 일이 사람 사는 일이다
이 찬란한 계절에도 눈이 내리고 비가 오는 까닭이다
이 봄 목련이 피고 지는 까닭 아니겠는가
견고한 아픔 끝에 아름다움이 있듯이
길 끝에 서면 모두가 석양처럼 아름답다
노을 져 새벽이 오듯이
사람들의 세상은 어둠 속에서도 꽃이 핀다
아픔은 제 살을 찢고 나올 때 제일 아름답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아름다운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