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옥빛무덤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5. 4. 15. 01:29



편지가 왔다
저 먼 남태평양 이름도 없는 섬에서
파도 소리를 들으며 뼈를 묻겠다는 사연이다
그곳 해변에는 천국의 계단이 있다고 한다

하늘과 닿아있는 수평선
썬베드에 누워 밀려오는 파도소리를 듣는다
남지나해 해변 햇살도 좋은데
왜 그 먼 곳까지 가 있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행복하겠다
원하는 곳에 뼈를 묻을 수 있다니 좋지 아니 않겠는가
코끼리 상아뼈처럼 새하얗게 내 뼈를 연마할 수 있는 곳
천년만년 파도 같은 그 옥빛 무덤

닥터 김은 좋겠다
최고의 무덤을 찾아갔으니
이보다 더 좋을 일이 어디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