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이슬람사원 앞에서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5. 4. 18. 03:39



야자수 나무가 있는 이슬람사원 앞에서 포즈를 잡고 사진을 찍었을 때는
매일매일 봄날일 줄 알았다
그러나 봄날은 가고 다시 오지 않았다

그날이 마지막 여행이었고
너는 지금 요양원 뒤뜰에 가을처럼 앉아있다
그리고 그때 찍은 사진을 폰 속에서 바라보고 있다
세월은 가게 마련이고 사람은 늙게 마련이다

이슬람 사원도 영원하지 못하다
야자수도 늙는다
세월 앞에 삭지 않는 것은 없다
그렇게 모두 소멸하는 것이다

스치는 바람만 오로지 영원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활짝 웃고 찍을 것을
다정스레 팔짱이라도 낄 걸
너무 성의 없이 찍었나 보다

그가 이슬람 사원 앞에 서 있다
마지막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