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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가 좋다

김치를 너무 좋아해서 걱정이다기저질환자인 나는 단것, 짠 것들이 건강상 안 좋다는 사실에 낙담한다주치의로부터 김치는 맵고 짜서 먹지 말라는 경고도 받았다세살 어린아이도 아닌데 먹고 싶으면 두세 쪽을 물에 헹궈 먹으라는 조언이다나는 김치를 유독 좋아한다물김치부터 섞박지, 열무김치, 알타리김치, 파김치, 순무김치도 유독 좋아한다밥상에 김치가 빠지면 밥을 먹은 것 같지 않을 정도로 愛하는 반찬이다그런데 먹지 말란다김치를 결국 끊지도 줄이지도 못했다오늘은 열무 한 단을 사다가 젓국에 풀죽을 쑤어 정성 들여 담갔다익어가는 열무김치를 맛있게 먹을 생각을 하면 신이 난다전라도 알타리무김치도 시켰다강화 순무 김치도 주문했다어쩔 것인가김치를 끊으면 밥도 끊어야 할 정도인데절이지 않은 김치는 세상에 없는데김치를 먹지 말라..

나의 이야기 2026.10.16

내가 울 때

내가 울 때 당신은 바라만 보라손수건을 내밀지 마라종이 티슈도 건네지 마라이건 가짜 눈물이니 공감하지 마라내가 울 때는 돌아서 가라가던 길을 내쳐가면 된다한치도 동요하지 마라약한 가을바람에눈에 티끌이 들어간 것이니내가 울 때는 위로하지 마라동정을 바라는 미끼 상품이니 넘어가지 마라나는 즉흥 연기를 잘한다연습이니 놀라지도 말고측은지심도 버려라내가 울 때는 곁을 지나쳐 무심히 가던 길을 그냥 가라그냥저냥 저 혼자 그러다 말게

나의 이야기 2026.10.15

붉은 장미의 춤

화요일에 비가 내리면거리에서 누군가를 만날 것 같아길을 나섭니다더 이상 네 곁에 머물지 못할 것 같아 "미안해"하며 떠난 그 사람이 생각난다그날도 백화점 앞 정류장에는 짙은 안갯속으로 비가 내렸다버스가 모퉁이를 돌아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나는 꼼짝도 못 하고 서 있다가 결국 주저앉고 말았지화요일에 비가 내리면 빨간 우산을 쓴다빨간색이 비와 너무 잘 어울려서雨요일에 애장 우산이다바람이 심하게 불어와 우산이 뒤집혀도 소공동 골목길을 하릴없이 헤메 다닌다길 건너 드럼통을 뒤집어 구워 팔던 꿀호떡 아저씨도 많이 늙었다아직도 그 자리에 꿀호떡은 남아 있는데떠나간 버스는 돌아올 줄 모른다인천 공항행 리무진 버스다화요일에 비가 내리면 빨간 장미 한 송이를 사고 싶다입에 물고 빗속에 춤을 추고 싶다누군가에게는 사랑이..

나의 이야기 2026.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