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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암세포가 산다

대장 내시경을 2년에 한 번 한다검사할 때마다 용종을 2개, 4개, 8개를 떼어 냈다내년에는 떼어낼 숫자가 16개가 된다계속 배수로 늘어났기 때문이다이 중에 조직검사 들어가는 용종도 나타나기 시작했다내 안에 암세포가 살고 있다는 증거다이어령 선생이나 김수환 추기경께서는 암과 같이 살다 가셨다끝내 방사선 치료를 거부하고 함께 지내다 가셨다떠날 때를 겸허히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은 흔치 않다어떡하든 더 살아보려고 발버둥 치다 힘겹고 초라하게 간다암이 사람을 데려가는 것은 때가 됐기 때문이다나에게도 언제 암세포가 나를 데려갈지 모른다주치의에게 내가 말했다"올해까지만 내시경 검사하고 내년부터는 검사하지 않았으면 합니다""이제 다 늙었거든요"그러자 주치의가 말했습니다"아버님, 현대의학의 발전으로 평균수명이 15년..

나의 이야기 09:17:41

지나간다

아쉬운 한가위 추석 명절도 끝났다옛날 추석 즈음에는 날씨가 쌀쌀해서 긴팔 저고리에 코르덴바지를 입었었는데기온이 변해 고온 현상으로 반팔을 입는 추석이 됐다기후의 온난화가 가져오는 기상 이변이 자주 일어난다지진, 폭풍, 해일과 만년설이 녹아내리고 북극이 초원 지대가 되어간다자연의 붕괴가 이미 시작됐다명절 연휴기간 수십만이 해외여행을 떠나고고향을 찾는 인파로 예년과 다를 바 없이 고속도로가 붐볐다사람들은 저마다 계획대로 명절 연휴를 보내고 왔지만세계는 여전히 전쟁 중이고 어수선한데 한가위만은 변함이 없다공포와 기아에 힘든 날들을 보내는 포화 속의 사람들이 안타깝고 애처롭다송편 한 접시와 포도, 귤, 알타리 김치, 산적 몇 점 차려놓고 추석 아점을 먹었다별다른 것은 없지만 송편 한 알을 입에 넣고 깨물자 달큼..

나의 이야기 2026.09.28

아름다운 시절

볼 수 있고 말할 수 있고 들을 수 있고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증거다의식이 있으면 살아있는 것이고사유(思惟)가 사라지면 죽은 거다살아있어서 좋다글을 쓰고 그림도 그리고 사랑도 하고 미워도 하고먼 곳으로 여행도 다니고돌아오면 다시 가고 또 가고계절 속에서 면면히 살아있어서 좋다시절 인연으로 꽁꽁 얼어붙은 남한강에서 어울려 노래하고복숭아꽃그늘에서 김밥을 먹던 원적 다니던 날수례국화 만발한 산청에서 어죽도 먹고천황봉 아래 중산리에서 시화전도 하고천시인 시비 건립날도 함께했던문우들이 있어 나의 生이 행복했다지금은 뿔뿔이 흩어져 늙어가고 있지만인생의 반을 함께해 준 문우님들과 화우님들이 있어 나의 젊은 날은 화려했고 찬란했다고맙고 은혜로운 사람들이 함께해준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아름다운 시절, 호..

나의 이야기 2026.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