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이 왔다매미들의 합창소리가 물러가고저녁이면 풀벌레 소리 운다하늘엔 뭉게구름들이 사라지고 깃털구름이 수를 놓는다그렇게 구월이 왔다구월이 오면 마음이 어지럽다떠나간 님이 생각나고사유의 방이 생겨난다한적한 오솔길이 생각나고호숫가 데크에 떨어지는 낙엽이 예사롭지 않다호수의 물풀들도 딱딱한 열매를 맺고도토리, 상수리나무도 옷을 갈아 입는다산새 우는 밤이면 엽서를 쓰고 싶어진다주소불명의 엽서는 되돌아오고갈 곳 없는 사연들이 창가에 차곡차곡 쌓인다구절초 향기 그득한 뜰에 앉아회한의 술을 마신다가을이 가슴에 들어와 먹먹한 악기 소리를 낸다구월이 아쉬운 것은 떠나는 것들 때문이 아니다잊혀져가는 나의 계절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