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짓는 늙은이
세월을 다 허비한後
문뜩 시가 쓰고 싶어졌다
아무도 놀아주지 않는 나이에는
버릴것도 남아있지 않는 일상이 갑갑하다
종이 쪼가리 앞에 놓고 연필 침 발라가며 꾹꾹 눌러
당신 이름도 써보고 꽃 이름도 써보고
산과 나무와 바람 얘기도 써 본다
저기 서해 노을 앞에 발을 담구고
글짓기 놀이 한번 해 보자구
시인은 개뿔 무신...
시 그거 아무라도 쓰는거 아냐?
싱징사전 하나놓고 줄줄이 이어붙이면 너도나도 모르는
난해한 시가 나온다잖아
하루에 100편은 쓰고도 남겠다
안 그런겨?
다 늙어서 시를 써보겠다고 괜한 악다구니를 친다
추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