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시짓는 늙은이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8. 3. 14. 22:51


 



              시짓는 늙은이

               


              세월을 다 허비한後

              문뜩 시가 쓰고 싶어졌다

              아무도 놀아주지 않는 나이에는

              버릴것도 남아있지 않는 일상이 갑갑하다

              종이 쪼가리 앞에 놓고 연필 침 발라가며 꾹꾹 눌러

              당신 이름도 써보고 꽃 이름도 써보고

              산과 나무와 바람 얘기도 써 본다

              저기 서해 노을 앞에 발을 담구고

              글짓기 놀이 한번 해 보자구

              시인은 개뿔 무신...

              시 그거 아무라도 쓰는거 아냐?

              싱징사전 하나놓고 줄줄이 이어붙이면 너도나도 모르는

              난해한 시가 나온다잖아

              하루에 100편은 쓰고도 남겠다

              안 그런겨?

              다 늙어서 시를 써보겠다고 괜한 악다구니를 친다

              추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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