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새순이 돋는 사월에는 화살깃에 물이 오르고 여자의 우물에도 물이 차 오른다 오월의 순은 부드럽고 향이 좋아서 살짝 데쳐서 양념장으로 무치면 겨우내 얼었던 입맛도 다시 돌아온다 뻣뻣했던 여자의 몸에도 새순이 돋아나고 물기가 차면서 버들잎처럼 낭창낭창해 진다 여자의 성정은 늘 화살촉처럼 날카롭고 뾰족하기만 해서 남자들은 찔릴까 두려워 늘 숨어버리곤 했다 여자가 화살나무순을 뜯어 봄나물을 무칠 때면 남자들이 다시 여기저기서 모여들었다 그리고 밤새도록 젓가락 장단을 맞췄다 비로소 여자는 꽃 자락을 활짝 열었다 화살나무 순을 먹어보라 한 철 여자의 체취가 흠뻑 젖어 있으니 못 잊을 여자 잊혀진 여자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