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만나 사랑을 나눴던 사람은 없는 사람 달빛이 부서지던 강가도 어디에도 없는 곳 젊은 아버지와 누이가 밥먹던 느티나무 평상도
알수없는 동네 다만 찔레꽃 향기가 코에 익을 뿐이다
비올라 음률도 낮설고 달콤한 망고 향내가 창가에 머무는 그곳 해변가 숙소에 잠들어 있다 알수없는 곳으로 데려가고 알수없는 사람을 만나고 알수없는 일들을 겪으며 꺼어나는 아침은 생경하다 높은 하늘을 날던 수리는 큰 원을 그리며 숲으로 추락했다 청설모 한마리의 생이 지는 날 뜻도 의미도 알수없는 가상의 세계를 유랑한다
정사처럼 꽃들의 향연은 요란한데 마굿간 덤초 사이에 핀 민들레 외로운 홀씨가 날아간다 간밤에 다녀간 빗소리가 아직도 귀에 서성이는데 나의 방은 적요하다 알수없는 시공으로의 초대는 낯설기만 하고 긴 날숨을 참는다
내 동기간을 맞나는 곳 엄마 아버지를 만나는 공간 감히 만지지 못할 것을 만지는 시공 잠의 뇌가 노는 곳 뇌가 사랑하고 미워하고 외로워 하는 세계 내가 오직 자유로운 너 너는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