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이야기

빈집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1. 7. 17. 08:18

 

 


빈  집

 


오래되면 모두 떠나 버리고
혼자 남는다
빈 집이 된다
세월은 비우라 비우라 하지만
비울 것조차 없다

내 병사들은 어디로 갔는가
신하들은 어디에 있는가
집은 오래된 감옥처럼 되어 버렸다
성은 이미 텅텅 비어 버렸다
영주의 아내여, 그대는 어디로 가 버렸는가
개미들만 바쁘게 문설주를 넘나 든다

낯 설고 먼 그대들이여
왜 나를 홀로 두는가
바다가 보고 싶다
파도가 보고 싶다
나를 신두리 해변 모래톱으로 데려가다오
거기 조개 캐던 모닥불 자리에
눕고 싶다

길 떠난 지 오래 됐다
집도 혼자 나도 혼자
그리움 조차 혼자다
빈집은 태초의 고향이니
돌아가야 할 자리
그대와 나의 별이 진 자리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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