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봄 길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2. 2. 16. 01:30

 

 

 

봄 길

 


녹은 땅에서 올라오는 아지랑이와
철길과
옆 동산에 핀 진달래와
따듯한 바람이
먼 옛날
추억의 향기였다

지금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봄
철로를 곡예사 외줄 타듯 타고 가다 보면 닫는 바닷가
한가로이 떠있는 고깃배들과
어느 봄길 이었던
내 나이 17세 봄날
염전으로 가는 철길을 따라 멀리멀리 걸었다

생각난다 그 봄나드리가
봄 향기가
봄바람이
마구 파고들던 추억의 향기가
어디까지 와 있는가
꿈이 사라지고
소망도 없는 봄이 온다
목련이, 개나리가, 히야신스가, 홍매는 무상하게 잘도 피는데

옛사랑 기억도 가물가물하고
내 뜰에는
잔설만 가득하다
이젠 그만 죽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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