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가 운다
웅얼웅얼 거리며 운다
먹구름이 몰려오자 새들이 뛰어다닌다
백 미터 달리기를 한다
성난 파도가 방파제를 때리자 '테트라포드'가 버럭 火을 낸다
소리가, 새가, 파도가 손뼉 치며 운다
울다가 웃는 건 폭우의 간지럼 때문이다
풀들이 누웠다
힘들어 잠시 쉬어가는 여정이다
바람이 습지의 갈대들을 쓰다듬는다
땅이 뒤집혔다
물의 반란이다
언젠 간 땅이 물을 뒤집어 씌울 것이다
그때는 절벽이 물이 되고 물은 산이 될 것이다
귀뚜라미가 거실에서
뛰어다닌다
가을이 문틈으로 슬며시 기웃거린다
애앵~ 하고 사이렌 소리가 울린다
공습경보다
고추잠자리가 갈대밭 위에 떴다
드론과 맞붙어 싸운다
3차 대전이다
소리들이 저마다 아우성이다
아이들이 뛰노는 소리
옆집 아줌마 싸우는 소리
달구지 지나가는 소리
천둥 번개 치는 소리
몇 백 년이 지나가는 소리
내가 흔적 없이 사라지는 소리
답답해 심장 터지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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