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봄의 왈츠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3. 2. 7. 00:29



봄이 온다는 것은
새로 시작한다는 것
세포 하나하나를 다시 깨우고 일으켜 세워
다시 시작한다는 것
겨울잠에서 나를 깨워
먼 아지랑이 들판으로 내 모는 일

봄이 온다는 것은
동면에 든 모든 만물을 일으켜 깨워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히는 일이다
얼었던 가슴을 다시 요동치게 하는 일이다

아, 나의 시체들이여
다시 살아나라
눈 속에 핀 꽃으로
돌돌거리며 흐르는 골짜기 샘물로 살아나 흘러가라
봄이 오면
나의 육체에서도
연둣빛 싹이 트리니
또 다른 시작의 종소리가 울리리니

미친 듯이 왔던 봄이
어느 날 물러나 가버리면
고달픈 生이 다시 시작된다
봄은 요절하듯
목련 꽃처럼 짧게 왔다 스러져 가버린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지락 까는 여자  (0) 2023.02.09
姜太公  (0) 2023.02.08
먼지의 습격  (1) 2023.02.06
마을버스 같다  (0) 2023.02.05
나는 아직도 목마르다  (0) 2023.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