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이 온다는 것은
새로 시작한다는 것
세포 하나하나를 다시 깨우고 일으켜 세워
다시 시작한다는 것
겨울잠에서 나를 깨워
먼 아지랑이 들판으로 내 모는 일
봄이 온다는 것은
동면에 든 모든 만물을 일으켜 깨워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히는 일이다
얼었던 가슴을 다시 요동치게 하는 일이다
아, 나의 시체들이여
다시 살아나라
눈 속에 핀 꽃으로
돌돌거리며 흐르는 골짜기 샘물로 살아나 흘러가라
봄이 오면
나의 육체에서도
연둣빛 싹이 트리니
또 다른 시작의 종소리가 울리리니
미친 듯이 왔던 봄이
어느 날 물러나 가버리면
고달픈 生이 다시 시작된다
봄은 요절하듯
목련 꽃처럼 짧게 왔다 스러져 가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