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다 보면
허리가 90°로 꺾인다
평생 자갈밭에서 돌 골라내랴
논 피 골라내랴
텃밭 잡초 뽑아내랴
등 펼 날이 없었으니 영영 꼬부라진 게다
저러다
돌아가시기라도 하면
관을 정 사각형으로 해야 하나
잠실 사는 막내딸은 늘 걱정이다
고춧가루며 참깨며 찹쌀, 들기름, 육쪽마늘, 감자, 깻잎장 등등
바리바리 싸 보내시는 노모는 기억자 형상으로 사신다
밤새 끙끙 거리는 신음소리에 밤새우고
서울 병원 가보자는 소리에 대꾸도 안 하신다
지리도록 여태 살아서 미안타는 노친네
내가 언제 저토록 지리게 살아보겠는가
꼬부랑 노인네는 땅 만보고 사신다
그 땅에 소출은 다 자식들 먹을 양식이니
허리 한번 펴보지 못한 세상을 지리도록 살아 내신다
혼자 되신 지 60년
그렇게 딸 셋, 아들 둘을 키워 내셨다
엄마, 그만해
엄마한테서 지린내가
나ᆢ